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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성 자 고태형 (thko77) 등록일/조회수 2010-04-30 10:31 / 761
제 목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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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용






잠깐 아들네를 다니러 오신 어머니가 퇴행성 무릎 통증 때문에 쩔둑 쩔둑 걷는 것을 바라보았습니다. 필자인 아들의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이제 연세가 꽤 드셨다는 것이 마음으로 느껴졌습니다. 작가 최인호씨가 어머니를 회상하며 쓴 자전적인 소설이 생각났습니다. 그 제목은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입니다. 그 책에서 그는 노인성 치매에 걸리신 어머니를 지켜보며 온가족이 안타까워 했던 이야기를 소설로 엮어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최인호씨가 책의 서문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어머니에 관한 글을 묶은 원고를 읽고 교정하면서 나는 많이도 울었다. 새삼스러운 그리움 때문이 아니라 살아생전 어머니가 얼마나 외로웠을까 하는 슬픔이 솟구쳐 올라왔기 때문이다“

그 소설은 중년에 남편을 잃고 자녀들을 키우면서 용감하게 살아가야 했던 어머니를 그리고 있습니다. 혼자 살기 때문에 당시 집에 그 많던 쥐도 잘 잡아야 했던 용감하셨던 어머니. 그 어머니가 일흔 중반이 되던 어느날부터 노인 히스테리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며 파출부 아줌마가 계란을 훔쳐 먹었다고 야단을 하십니다. 냉장고에 분명히 계란이 열 두 개 들어 있었는데 두 개가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어머니는 트집을 잡는 데 명수가 되셨다. 밥을 많이 먹으면 먹는다고 트집, 당신이 쓰시는 밀크 로션을 찍어 바른다고 야단. 연로해 지시면서 젊었을 때 없으셨던 끝이 없는 질시와 의심, 증오와 적의를 갖는 분으로 바뀌신 어머니. 이 소설은 이런 어머니가 다리를 쓰시지 못해서 집 밖으로의 출입을 하지 못하고 80세에 돌아가실 때 까지의 단상을 써놓았습니다. 6 남매를 기르셨던 강인한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최인호씨는 이런 고백을 합니다: “그리운 어머니, 살아 생전에는 단 한 번도 편지를 쓰지 아니하였던 제가,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이렇게 자꾸만 편지를 쓰게 됩니다.”

최인호씨는 글에서 자신의 딸의 입을 빌어 우리들에게 이런 권면을 하고 있습니다.
"아빠, 이담에 아빠가 할머니처럼 노인이 되셨을 때 도단이(아들의 이름)가 아빠를 찾아가지 않으면 어떻게 하실래요. 아빠가 할머니를 자주 찾아 뵙고 모범을 보여야지만 도단이도 아빠를 닮을 게 아니에요. 아빠는 할아버지가 되면 맨날 맨날 우리 집에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씀하실게 뻔해요. 다혜야, 나 병원에 데려가다우. 다혜야, 장어좀 사오너라. 다혜야, 약좀 사오너라. 나는요 아빠가 전화를 걸면 자주자주 가보겠지만요 도단이는 아빠가 하는 행동을 봐두었다가 그대로 할걸요. 그러니까 아빠, 할머니한테 자주 자주 가세요. 할머니는 가엾어요. 그리고 참 다정하구요.“

한인 노인에게 있어 안락한 노후의 가장 큰 적은 외로움과 가난이라고 합니다. 뉴욕한인봉사센터 산하 한 경로회관이 2년 전에 한인 노인 1백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10명 중 1명꼴인 9.7%가 아무도 없이 혼자 사는 독거 노인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배우자와 둘만 사는 경우가 38.8%, 가족이 아닌 사람과 동거하는 경우가 14.6%로 집계됐습니다. 한인 노인의 60% 이상이 자녀·손주와 떨어져 살고 있다는 조사입니다.

죽음을 앞둔 호스피스 병동을 취재한 기자의 글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죽음을 곁에 두고 있는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기억에서 지워지는 것입니다. 병동에 있는 말기 암 환자들의 두려움도 대부분 ‘사랑하는 사람과의 단절’에서 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염려하면서 식구들을 기다립니다. 외아들이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있어 방해가 될까봐 일부러 전화도 안 한다던 말기 폐암 환자가 손에서 휴대전화를 내려 놓지 않았다. 약물 투여하는 링게르 병 줄도 무겁게 느껴지고, 환자복 무게도 천근같다는 그 분이 휴대전화는 꼭 쥐고 있었다. 이유를 물으니 그 환자의 대답은 ”혹시나 아들한테서 안부 전화가 올지도 모르니까요!“ 였습니다. 가슴이 찡한 내용입니다. 방문할 수 없는 먼 거리에 계시거나 자주 찾아 가뵙지 못하는 부모님께 정말 전화라도 자주 드려야겠습니다.

하나님께서도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구약성경 출애굽기 20장 12절에 “너희 부모를 공경하여라. 그래야 너희는, 주 너희 하나님이 너희에게 준 땅에서 오래도록 살 것이다.” 이 땅에서 오래도록 잘 살기 원하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바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우리가 부모를 공경하면 그렇게 살 수 있다고 약속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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