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로 떠나는 새벽, 하늘이 잔득 흐려있다. 일기예보에는 오후 3시부터 비가 내린다고했다. 아침이 밝아오면서 살짝살짝 보여주는 햇빛이 반갑고 고마울뿐이다. 교회에서 일년에 몇차례 떠나는 일일선교에 합류를 했다. 어린이선교팀이라 아이들과 함께 할 게임과 인형극준비 그리고 노래를 익히느라 정작 중요한 스페니쉬는 열단어정도 외어가는것이 전부다. 멕시코 국경을 넘으니 정말 '하늘과 땅'차이가 무엇인지 말하지 않아도 눈으로 충격을 받고 있다.
선교지로 들어가는 길은 비포장도로에다가 여기저기 물웅덩이때문에 차가 간신히 목적지를 향해 가다보니 시간이 조금 지체되었다. 도착하자마자 멕시코 현지 아이들을 불러 모으기위해 팀을 나눠서 동네로 들어갔다. 사람은 보이지않고 온동네 개들이 여기저기서 짖어대는통에 산만하기 그지없다. 아주 어릴적 시골 할아버지댁에 갔을때도 이정도의 생활수준은 아니였는데 가가호호 방문을 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마구 스쳐지나고 있다. 현지 아이들을 만나면 아는 스페니쉬 열단어로 말을하니 신기한듯 쳐다본다. 말이 않통하면 어쩌랴 손짓발짓하면서 11시까지 OO교회로 오라고 재밌는 게임과 인형극을 한다고 아이들을 불러모았다.
가파른 언덕위에 아이들이 놀고있어 달려가니 여러 아이중에 눈에 확 들어오는 아이가 있다.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져 있는 아이가 외지사람에 대해 경계하듯 몇발자국 뒤에 서 있다. 다가가서 머리를 스다듬으며 귀엽다고 해주니 일그러진 얼굴에 미소가 그려진다. 아이의 엄마인지 아이를 안으며 집으로 들어가는데 스페니쉬를 유창하게 하면 뭐라고 말해주고 싶었건만 참 답답할 노릇이다.
교회에 도착하니 벌써 작은 교회에 아이들로 꽉찼다. 내가 맡은반은 6살반인데 고만고만한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통제불능이다. 우리반 챙기기도 바쁜가운데 주변을 돌아보니 또 눈길과 손길이 가는 아이들이 있다. 안질도 않좋고 손까지 오그라 들어있는 형제가 내 옆을 서성인다. 머리도 쓰다듬어주고, 코도 닦아주고, 짝짓기할때도 제일먼저 가서 안아주고, 칭찬도 더 많이 해주고...그런데 그 아이들은 내가 잘 보이지 않는가보다. 내 눈을 못 마주추고 다른곳만 본다.
모든순서가 끝이 날때까지 마음이 가는 아이들을 재밌게 해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다음에 또 만날수 있을지 기약도없다. 오후 3시부터 내린다는 비는 작은 빗방울로 시작해서 굵은 빗방울로 바뀌기 시작했다. 서둘러 LA로 돌아와야 하는상황이라 차에 올랐는데 마음이 굵은 빗방울만큼 무겁다. 멕시코땅, 그곳에도 장애아동들이 있다. 하지만 내가 해 줄것이 별로 없음에 그저 안타깝다. 다음에 만나면 뭔가 도움을 줄수 있는일이 생겼으면하는 바램을안고 다음 만남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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